소리나는것

Westone Labs 이어폰 Westone2 사용기/리뷰

지수스 2012. 4. 9. 10:14


웨스톤2를 들인지 5일정도 되었습니다.

5일동안 죽 들어보니 대략 소리에 대한 느낌이 점점 또렷해집니다.


웨스톤2는 저음(우퍼)+고음(트위터) 한쪽당 2개 듀서로 된 듀얼코어(?) 이어폰으로 커스텀 이어폰으로 상당히 유명한

웨스톤랩스에서 만든 물건입니다.


일단 다들 아시다시피 웨스톤 제품들의 착용감은 정평이 나있습니다.

귀에 끼워도 착용한듯 안한듯한 느낌은 한번 맛들이면 다른거 쓰기가 힘들어지죠.

그리고 케이블도 우수합니다.


소리에 대한 느낌은 일단 '편안하다' 입니다.

제가 많은 이어폰을 써본 것도 아니고 표현력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만 제가 들어본 이어폰 중에서는

(Bang&Olufsen A8, Sony MDR-EX310, Shure SE315, Phonak PFE121 등)

첫 느낌이 개인적으로 제일 편안했습니다. 올라갈만큼 올라가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고음, 적절한 타격감은 주되 지나치지 않은 저음.

뭐.. 다르게 말하면 특징 없이 좀 심심하다고는 하겠지만 해상도도 매우 좋은 편이어서 악기 소리를 자세히 듣는데

나름 재미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치찰음도 거의 안느껴지네요.


제가 주로 듣는 음악 장르를 들어보자면 우선 클래식입니다.


데카레코드에서 나온 아쉬케나지의 Favourite Rachmaninov 앨범 중 Rhapsody On a Theme by Paganini 입니다.

줄여서 '파가니니 랩소디'. 파가니니가 작곡한 바이올린 카프리스 24번을 24번 변주해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협주곡으로

만든 곡입니다.

대편성곡에 대한 감상은... 솔직히 별로입니다.

공간감이 좁은 커널 이어폰 특성상 큰 감흥을 주지 못했습니다. 악기 자체들 소리는 세세히 들려주는건 좋은데

전체적인 느낌이 공간감에서 오는 웅장함이 떨어져 대편성곡의 묘미를 제대로 들려주지 못했습니다.

커널형은 클래식 듣기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클래식은 헤드폰, 이어폰이라면 오픈형을 가야할 것 같습니다.

다만 피아노 소리는 매우 깔끔하게 들려주는 것으로 보아 독주곡 정도는 괜찮을 것 같네요.




제가 듣는 대중음악은 요즘 아이돌 노래들 보다는 몇년 좀 묵은 곡들입니다.

작곡 능력도 좋고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데다 촉촉하고 감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하림씨,

역시 작곡능력도 좋고 흔한 사랑이야기에서 벗어나 자아 성찰적 노래도 좀 있는 이적씨 등

기계음을 도배한 요즘 아이돌들 보다는 한두세대 전 가수들을 좋아라 합니다. (가끔 80년대 가수도....)


웨스톤2로 들은 대중가요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슈어만큼은 아니지만 타 이어폰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보컬을 뽑아 주었고 좋은 해상력으로

저가 이어폰에서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드럼 심벌즈 테두리부분을 가볍게 착착 치는 소리(이거 주법 이름이 뭐더라...)도

제대로 들렸습니다. 보컬이 앞으로 나와있는듯한 느낌의 슈어와는 달리 보컬이 살짝 물러나서 악기와 조화를 이룬 느낌이랄까요.

SE425와 이것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들어보고 웨스톤2로 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비록 대편성 클래식을 듣기에는 적절한 느낌은 아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커널 이어폰의 한계고

튼튼한 케이블과 강력한 차음, 편안한 착용감으로 즐겁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이어폰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