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여러가지

노모스 탕겐테에 달아본 나토스트랩

지수스 2020. 3. 22. 22:32

제가 사용하는 시계 중 하나가 독일 노모스의 탕겐테라는 모델입니다

손으로 태엽을 감아주는 수동 기계식 시계인데 담백한 디자인,

비교적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로 대부분 옷차림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갑니다

다만 이 시계는 가죽 재질 스트랩을 달고 나옵니다

말 엉덩이 가죽인 쉘코도반 스트랩이 기본으로 달려 있는데

가죽이란 소재가 질기고 고급스럽지만 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차기가 힘들어집니다

 

노모스에서 탕겐테용으로 나오는 공식 브레슬릿도 없어서

여름에는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던 중 눈에 들어온 시계가 있었습니다

 

 

 

다니엘 웰링턴입니다

솔직히 시계 매니아들은 잠시 유행하는 패션시계 정도로 치부하기도 하는 시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드레스워치로 분류할만한 심플한 디자인인데

전통적인 시계 브랜드라면 가죽줄을 매치해 점잖은 느낌을 강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니엘 웰링턴은 여기에 나일론 소재 나토스트랩을 매치해

의외로 캐주얼한 느낌을 보여주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노모스 탕겐테 역시 깔끔한 디자인에 흰색 다이얼이라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나토스트랩을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구글을 통해서 검색해보니 사람 생각은 비슷한지

역시 노모스에 나토스트랩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올린 사진이 나왔습니다

 

처음 찾아본 곳은 국내 유통업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판매하는 나토스트랩은 대부분 폭 20mm 이상 위주였고

탕겐테 35mm 사이즈에 사용할만한 18mm 제품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색상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게 상당수였고요

그래서 해외 쪽을 탐색하던 중 발견한 곳이 Clockwork Synergy 라는 회사였습니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에 있는 시계스트랩 전문업체로 보였는데

국내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지만

해외 시계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어느정도 알려진 곳 같았습니다

 

 

특히 나토스트랩을 중심으로 취급하는 것 같았고

일반 나일론 재질 나토스트랩도 다양했지만 페를론이라는 소재로 만든 제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독일 바이엘사에서 만든 합성섬유라는데 의료용 칫솔 등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디자인도 다양한 편이었고 사이즈나 버클 등 선택 폭도 넓어서

일반 나일론 나토스트랩과 페를론 스트랩을 섞어서 몇 종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해 국내로 반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내업체에 물건을 주문을 할 경우 주말이 끼었다거나 늦은 시간만 아니라면

결제 완료시 대부분 당일, 혹은 그 다음 날 출고가 되고

1~2일 내로 택배사를 통해 주문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업체는 대부분 굉장히 느긋한 편입니다

클락워크 시너지 역시 전형적인 외국업체였습니다

 

주문 및 결제를 하자 홈페이지 주문목록에서는

Processing 이라는 글자만 며칠동안 떠있었습니다

저도 이럴걸 예상하고 주문한데다 급한 물건도 아니라서 역시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대략 1주일 정도 후, 클락워크 시너지 쪽에서 이메일이 날아왔습니다

 

"네가 주문한 것 중에 Navy Perlon NATO Strap 18mm 가 없네.

다른 색깔 고르거나 환불해줄게. 만약 다른 색상 고르면 불편함에 사과하는 의미로 공짜 스트랩 하나 더 줄거야"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탕겐테의 파란 바늘과 어울릴 것 같아서 네이비 색상을 주문했는데

재고가 없다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답을 해줬습니다

 

"그럼 네이비 대신 다크 그레이로 줘"

 

답장을 한 뒤에도 느긋했습니다

4일 정도 후, 마침내 답이 왔습니다

 

"발송했어! 이제 트래킹이 될거야"

 

클락워크 시너지는 USPS를 이용해 발송을 했고

동부 메릴랜드주에서부터 미국을 가로질러 서부 오리건주 배송대행업체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 워싱턴주 시애틀 -> 인천국제공항

 

일단 한국에 들어오니 그때부터는 빠르게 이동을 했고

면세범위인 150달러 미만이라 통관도 문제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집에 오자 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거의 3주 가까운 시간이 걸려 날아온 스트랩입니다

 

 

흰색 페를론 나토스트랩을 추가로 넣어줬고

제가 주문하는 김에 친구가 사용할 스트랩도 하나 넣어서 좀 많습니다

 

 

여러가지로 교체해본 스트랩입니다

탕겐테 자체가 바 인덱스와 아라빅 인덱스 혼합에

다이얼도 흰색에 가까워서 (실제로 보면 미세한 펄이 들어간 은색입니다)

나토스트랩도 의외로 잘어울리고 캐주얼한 느낌도 잘 살려줍니다

 

 

그리고 문제의 페를론입니다

일반 나일론 나토스트랩보다 얇고 살짝 뻣뻣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친 느낌은 아니고 삼베 중에서 부드러운 느낌 정도?

통풍이나 건조가 일반 소재보다 잘 될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마음에 드는 소재입니다

 

 

이렇게 시계가 새로운 옷을 얻게 되었습니다

줄을 교체하니 새 시계를 산 느낌 같기도 하고

나토스트랩이 잘어울리고 편해서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오히려 정품 쉘코도반 스트랩을 밀어내고 주력을 차지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