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것

서울에서 맛보는 밀면, 석촌동 부산밀면

지수스 2014. 4. 17. 10:23

올해는 3월 이상고온으로 벚꽃도 빨리 피었다 지고 이제 4월 입니다

기온이 슬슬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이런 기온 변화에 편승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날이 더워지면 많이 찾게 되는 대표적인 음식이 냉면인데 이 냉면을 기반으로

변형된 부산지역 음식이 밀면입니다.


6.25 무렵 생긴 역사가 짧은 음식인데 1.4 후퇴로 함경도에서 냉면집을 하던 사람이 부산에 내려와

냉면집을 열었다가 당시 전쟁통이라 메밀을 구하기 힘들어 미국의 구호물자로 들어와 있던

밀가루면을 사용한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메밀면에 익숙한 타지 사람들에겐 익숙치 못한 점도 있긴 한데 부산 쪽 출신 사람들에겐

타지에선 맛보기 힘들고 해서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저는 서울 출신이지만 경남지역에서 군생활을 하며 접하게 되었는데 냉면과는 색다른

나름대로 맛이 있어 종종 생각나곤 합니다


부산 지역 외엔 제대로 만드는 가게가 흔치 않은 음식이지만 (만들더라도 조미료로 만든 냉면육수를 사용해

적당히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 서울지역에서도 맛 볼 수 있긴 합니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부산밀면입니다





배명고등학교 근처에 있는데 대중교통으로는 그리 편한 곳은 아닙니다

종합운동장역에서 버스를 타거나 하는 식으로 가는 곳입니다. 그래도 서울지역에서 제대로 된 밀면을 맛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으니 뭐...



영업시간입니다. 화요일은 휴무니 찾아가실 때 유의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2인용 테이블 3개, 4인용 4개 정도 있는 평범한 동네 식당규모입니다

그래서 믿음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부분 '진짜' 맛집 특징 중 하나가 크지 않은 규모였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해야 하고 음식에 신경을 그만큼 덜 쓰게 되는건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크고 아름다운 곳은 평범한 맛집은 될 수 있어도 진짜 맛집은 드문 것 같습니다



메뉴도 크게 밀면과 만두 두 종류입니다. 옆에 '마' 는 부산권에서 친한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이죠. 임마 정도일까요? ㅎ

가격은 부산보다 비쌉니다.




위가 물밀면, 아래가 비빔밀면입니다 (둘 다 곱배기)

비빔밀면에도 약간의 육수가 바닥에 깔리는데 물밀면과 동일한 육수입니다

부산지역 유명 밀면집인 가야밀면 스타일로 당귀와 감초를 넣어 만든 육수인지 한약향이 납니다




보통, 그리고 만두입니다

만두도 괜찮은 칼국수집급 맛은 뽑아줍니다


유의할 점은 원조 기준으로 육수가 심심하고 담백한 평양냉면과 달리 부산식으로 변형되어 물밀면이라도 양념이 강합니다

'다대기'라고 불리는 양념장이 많이 들어가는데 양념이 강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양념장을 따로 달라고

하시면 따로 줍니다.


맛도 좋은 편입니다. 개금밀면이나 가야밀면, 춘하추동 등 부산지역 하이엔드급 밀면집

만큼은 아니어도 웬만한 수준은 된다고 생각하고 어쨌거나 서울에서는 몇 안되는 제대로 만드는

밀면집인지라 선택권이 없기도 하고요. 밀면이 궁금하시면 한 번 찾아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