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두차례 걸쳐서 간 부산 여행기 - 1. 발단, 그리고 허무하게 끝난 여행

지수스 2018. 8. 4. 18:05

2018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고 하면 다들 부산광역시를 꼽습니다

그리고 관광지라고 하면 떠오르는 주요 지역 중 한군데입니다

하지만 저는 부산 쪽에 연고가 없어서 딱히 방문할 일이 없었습니다

군생활을 부산에서 마친 이후로는 간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2018년 7월 초에 부산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아직까지도 만나면서 지내고 있는 군 훈련소 동기가 부산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놈이 현재는 서울에 살지만 연고지가 부산이라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부산에 가는 김에 하루정도 더 머물면서 부산 좀 둘러보고 오자는 생각을 하고

부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부산으로 내려가는 교통편은 훈련소 동기가 제공한 결혼식장행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식이 부산에서 12시라 서울에서는 일찍 출발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버스를 타는 곳으로 지하철 첫차를 타고 이동...

 

 

주말 지하철 첫차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6시 30분에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들른 화서 휴게소

 

 

 

주말 오전이라 차가 밀리는 일 없이 달려 11시경에 부산에 접어들었습니다

 

 

 

결혼식장이 있는 센텀시티 쪽입니다

결혼식 참석 후 근처에 있는 아는 사람을 잠시 만나고 저만의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계획한 일정은 크게 첫날에는 부산 동부지역 및 야경, 둘째날에 영도지역 구경 및 서울 귀환이었습니다

처음 가기로 계획한 곳은 부산 청사포였습니다

 

 

근처 센텀고등학교 역에서 장산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잡아 탔습니다

교통편은 스마트폰 지도어플로 검색해서 다녔습니다

 

 

 

청사포 등대까지는 해운대2번 마을버스로 갈아타면 갈 수 있습니다

마을버스가 조금 오래걸린다 싶으면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택시를 타도 기본요금 내에 갈 수 있습니다

도착하니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블로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사포 쌍둥이 등대입니다

두 방파제 양 끝단에 빨강등대와 하양등대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빨강등대 쪽으로 가는 길

 

솔직히 청사포에 볼만한건 이 등대와 전망대 밖에 없습니다

주변은 쇠락했는지 폐업한 숙박시설로 보이는 폐건물과 카페, 음식점이 좀 있었습니다

 

 

 

방파제를 돌아 하양등대 쪽으로 가봅니다

 

 

 

누군가가 카메라를 세워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유럽 등지였으면 순식간에 사라졌을텐데...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런 쪽에서는 착한 것 같습니다

 

 

 

등대 쪽에서 좀 더 걸어가면 새로 만든 전망대가 있습니다만

제가 방문한 날은 바람이 심해서 그곳까지 가는건 그만 두고 청사포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미리 봐두었던 중동역에 한 카페로 향했습니다

 

 

제가 라이카 카메라를 사용하다보니 국내 몇몇 라이카 직영점/대리점의 SNS 게시물을

보게 되는게 그러다가 발견한 카페입니다

부산 쪽 대리점인 라이카 해운대점에서 이 카페를 통해 일부 작품 전시를 진행한 적이 있었나봅니다

그래서 이름을 알게된 카페인데 좋아 보여서 방문을 해보려고 생각을 했습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중동역에서 걸어서 5분 이내입니다

 

 

 

카페 밀유

 

 

 

전시공간을 겸하는 카페인 모양입니다

주인장이 감각이 있는지 잘 꾸며놓았습니다

 

 

 

그곳에서 먹은 메뉴

여기서 소금기 먹은 바람을 맞은 카메라를 점검 및 청소를 하고 숨을 좀 돌렸습니다

 

 

계획한 다음 일정은 야경 촬영이었습니다

마침 당일 부산 날씨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비가 개인 직후라 구름은 좀 많았지만 바람이 불어 시정거리가 어느정도 나온다고 생각이 들어

생각을 해뒀던 남구 용호동에 봉오리산으로 향했습니다

 

 

 

중동역에서 경성대역으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들어가야 하는 동네입니다

 

 

 

용호동 도착

 

부산 야경을 검색해보면 황령산과 광안대교 야경 등이 대부분 나옵니다

제가 이름도 생소한 봉오리산을 선택한 이유는

 

1. 흔하지는 않아서

2. 제가 군 복무를 했던 부대가 있는 동네라서 어느정도 알기 때문에

3. 개미식당이 있어서

 

입니다

 

 

 

부산 대표음식이라고 하면 꼭 꼽히는게 바로 돼지국밥입니다

대표음식이자 부산 출신자들의 소울푸드입니다

용호동에 가격 대비 훌륭한 돼지국밥집이 바로 이곳입니다

 

 

 

서울보다는 그래도 물가가 저렴한 부산도 시내 쪽은 돼지국밥이 6~7천원 정도 하는데

이곳은 무려 4500원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맛도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가게와 비교해 진한 편에 들어가는 국물에 제법 많이 들어있는 고기

맛도 제가 부산에서 먹어본 돼지국밥 중에서는 상위권입니다

가격 대비로 하면 최상위권에 들어가고요

아마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갈 일이 없는 외진 주택가 쪽에 있어서

이런 가격을 유지하는게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저는 봉오리산과 세트로 가기로 해서 여기서 배를 채우고 봉오리산을 향했습니다

 

 

 

개미식당에서 봉오리산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주택가를 가로질러 동명대학교 기숙사로 보이는 건물이 있는 곳 옆에 자그맣게 등산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쪽 등산로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지 좁고 풀로 가려진 곳도 있었습니다

뱀이 나올까 조금 무서웠습니다

 

 

 

산길을 뚫고 올라오니 이런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부산항 신선대터미널에 내리는 컨테이너와 크레인, 건너편으로 보이는 영도를 담을 수 있습니다

최상까지는 아니었지만 상급에 속하는 날씨입니다

 

 

 

 

가지고간 삼각대를 세팅하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해가 지고 빛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타이밍이 되어 찍고 산길을 내려갔습니다

어두워서 내려갈 일이 걱정되었는데 마침 근처 부경대학교 학생들 몇 명이

야경을 보러 올라와 저도 그 그룹에 끼어서 같이 내려갔습니다

 

 

 

숙소는 토요코인 호텔 서면점으로 정했습니다

일본계 비지니스 호텔 체인인데 가격 대비 시설이 괜찮은 곳입니다

성수기라고 비싸게 받는 것도 없고 저가 호텔이라 화려하진 않지만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갖춰 놓았습니다

무엇보다 5만원 정도 되는 숙박비용에 조식까지 제공이 됩니다

 

 

 

 

둘째날 계획은 이러했습니다

 

1. 남천동 '고옥'에서 장어덮밥으로 조금 이른 점심을 먹는다

2. 영도로 향하는 길에 부산역에 들러 서울행 KTX 표를 확보한다

3. 흰여울마을을 중심으로 영도를 둘러보고 시간 맞춰 부산역으로 와 서울행 KTX를 탄다

 

 

그래서 일단 갔습니다

남천역으로 가기 위해 서면으로요

 

 

주말 아침 서면역은 한산합니다

 

 

 

범죄와의 전쟁 강서장이 산다는 남천동

 

 

고옥은 남천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고옥으로 가는 길에 있는 KBS

 

 

 

히츠마부시라고 하는 일본 나고야식 민물장어 덮밥을 하는 고옥입니다

 

 

 

오픈 10분 전 쯤이 되자 슬슬 사람들이 모이더니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점심메뉴입니다

저는 당연히 히츠마부시 큰걸 먹었습니다

 

 

 

 

민물장어에 촘촘히 칼질을 해서 잔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편안하게 먹으면 되는 그런 덮밥입니다

 

 

장어덮밥을 맛있게 먹고 부산역을 향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늦은 시간을 제외한 서울행 KTX 표는 전부 매진이었던 것입니다

 

서울 촌놈이었던 저는 몰랐던거죠

금요일 저녁 서울->부산 KTX와 일요일 오후 부산->서울 KTX는 거의 매진이라는걸...

나중에 부산 사람에게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계획했던 부산 여행은 여기서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영도 가는 것을 포기하고 거기서 바로 부산 버스터미널이 있는 노포동으로 향해

서울행 버스를 잡아 탔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 부산행에 아쉬움이 남아 이건 8월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