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세번째로 가게된 울릉도 여행기 - 1일차, 강릉

지수스 2021. 8. 8. 22:04

 

경상북도 울릉군은 대한민국의 가장 동쪽에 있는 기초자치단체입니다

동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울릉도, 관음도, 죽도 그리고 독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일반인에게 실질적으로는

배가 유일한 육지와 연결되는 교통수단이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넘쳐나고 상업화가 될대로 되어버린 제주도와는 다르게

관광지 중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때가 덜묻은 편에 속합니다

 

제가 울릉도와 독도를 처음 간 것은 군시절이었습니다

 

시커먼 이등병시절, 독도

해군으로 군복무를 마친 제가 탔던 배는 갓 임관해서 교육중인 초임장교나 부사관, 후반기 교육중인 수병 등을 태워서

함정생활 맛보기도 시켜주고, 항해실습도 해주는 교육용으로 쓰이는 실습함이었습니다

그렇게 항해실습을 진행했던 코스 중 하나가 독도-울릉도였습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다 수평선 위로 홀연히 떠오른 섬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고

화산섬의 이색적인 풍경이 독특하고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전역 후에도 다시 한 번 방문을 하게 되었고 그때 독도 땅도 밟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벌써 10여년 전 일이었습니다

얼마 전, 2025년을 목표로 울릉공항이 착공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고

만약 그 공항이 완성된다면 울릉도 분위기도 전과는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울릉도와 독도를 느껴보기 위해 울릉도에 들러보려고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여행 일정은 서울역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울릉도에 들어가는 배편은 포항, 후포, 묵호, 강릉항에서 출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저 네 항구 중 하나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제가 사는 곳에서 강릉이 접근성이 좋다고 보여서 강릉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예약했습니다

다만, 출항시간이 오전 8시라서 배를 타려면 새벽에 자동차로 이동을 하거나

그 전날 미리 강릉에 이동을 해서 기다렸다가 배를 타야 합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고 강릉행 KTX로 이동을 했습니다

 

서울역에서 만난 강릉행 KTX는 기존 KTX 열차와는 다른 생김새였습니다

얼마 전 새로 배치된 KTX-이음이라는 신형 고속열차라고 합니다

최고속도는 기존 열차보다는 느리지만 가속력이 좋아서 전체 길이는 짧으면서

역 간격이 조밀한 구간에는 더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부선이나 호남선보다 길이가 짧은 강원도권으로 가는 라인에 배치된 모양입니다

 

 

조금 편안하게 가고 싶어서 우등석을 골랐습니다

기존 KTX 특실과 일반석의 중간에 위치한 등급 좌석인데 일반석보다 좌석 간격이 조금 넓고

목베게와 개인용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좌석은 전동식으로 뒤로 기울일 수 있게 되어 있고 신형 열차답게 무선 충전기까지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좌석 요금도 특실 수준까지는 아니라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일반석 대비 5천원 정도 차이로 엄청나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렇게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강릉역입니다

예전에 온 경험은 있지만 KTX가 생긴 이후로 처음 와보는 강릉입니다

 

 

강릉에 왔으니 강릉에 있는 음식은 먹어보고 가야죠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가볍게 움직이기로 하고 숙소를 향해 걸었습니다

숙소는 ING게스트하우스라는 곳에 잡았습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내일 아침에 탈 버스 정류장 위치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타야할 시간에는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아서 결국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강릉항 접근성이 좋아보여서 이곳으로 숙소를 잡은 것인데..

이럴 줄 알았으면 맛집 접근성 좋은 교동 쪽에 잡는게 나았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ING게스트하우스는 비교적 깔끔하고 개별 방과 욕실도 갖추고 있어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성수기때 강릉에서 이정도 가격에 머무르는건 쉬운 일은 아니죠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교동짬뽕집이었습니다

 

 

 

원조임을 주장하는 강릉교동반점 본점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역시 원조임을 주장하는 다른 가게도 있습니다

 

 

둘 사이에 뭔가 사연이 있겠지만 저는 오래된 가게 분위기를 풀풀 내는

교동반점 쪽이 끌려서 그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메뉴는 단순하고 짬뽕 가격은 9천원입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을 때라 줄을 선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좌석이 거의 차있었습니다

 

 

교동짬뽕은 홍합 껍데기 같은 것은 다 발라내고 알맹이만 넣어서

걸쭉하게 끓여낸 스타일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홍합을 껍데기째 잔뜩 넣어줘서 보기는 푸짐하지만 실속은 없는 가게도 있는데

여기는 그런게 없어서 먹기는 편했습니다

간은 꽤 강한 편이라고 느껴졌고 매운맛도 어느정도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교동반점 바로 옆에 있어서 눈에 띈 가게입니다

주변과는 이질적인 인테리어에 커피를 직접 추출해서 만든 사탕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가게 안에는 맛을 볼 수 있는 샘플 사탕도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커피사탕인데 그렇다고 시중에서 파는 그런 맛은 아니고

나름 고급스러운 맛이 나는 그런 커피사탕이었습니다

맛도 좋고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아 몇 봉 사게 되었습니다

 

 

강릉이라고 하면 교동짬뽕이 많이 검색되지만 장칼국수 역시 유명한 음식입니다

말 그대로 베이스 육수에 고추장과 된장으로 간을 해서 장칼국수입니다

유명한 장칼국수 가게 중 하나인 현대장칼국수가 교동반점 바로 건너편에 있어서 이곳도 들러보게 되었습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이것도 먹고 가야죠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에 달걀도 풀려 있고 감자, 호박도 꽤 들어가 있어서 푸짐하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동짬뽕보다는 장칼국수 쪽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교동짬뽕-장칼국수 순례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서

내일 아침 일찍 움직일 준비를 하기 위해 세탁기도 돌리고 휴식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