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우동 때문에 떠난 일본 시코쿠 여행기 - 3일차, 8월 3일 가쓰라하마, 치쿠린지, 고치성

지수스 2019. 8. 23. 22:47

고치현은 시코쿠의 남쪽에 위치한 현입니다

예전에는 '도사노쿠니'로 불리던 지역인데 이 '도사' 에서 따온 지역 개 품종이 투견으로 유명한 도사견입니다

사실 일본에서 외진 지역에 속하는 곳 중 하나인데 일본 지인에게 고치현에 간다고 하니

그 시골 동네까지 어떤 일로 가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코쿠 여행을 계획하며 고치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사케'로 부르는 니혼슈(일본술) 때문이었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이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

일본의 도도부현급 행정구역 중 1인당 술 소비량이 1위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현 내에 오래된 양조장도 몇군데 있고 고치현에서도 이런 점을 내세워

양조장투어 등을 현 내 관광 홍보에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술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만, 많이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술을 맛으로 즐기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니혼슈를 내세우는 고치현에 관심이 갔고 거기다 예전 건물이 남아 있는

현존 12천수 중 하나인 고치성도 있어서 일정에 포함을 했습니다

고치시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가츠오타다키의 재료,

가다랑어가 여름이 제철이라는 점도 있었고요

 

하지만 고치현 자체가 외진 지역인데다 양조장 대부분 거기서 더욱 들어가서

교통이 영 좋지 못한 곳에 있어서 시간관계상 양조장 방문은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다른 먹거리와 풍경, 고치성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술 외에 고치 특산물을 꼽으면 가다랑어, 유자, 멜론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치가 자랑하는 역사적 인물로 사카모토 료마가 있습니다

에도 막부 말기에 유력한 지방 세력인 초슈번(현 야마구치현)과 사츠마번(현 가고시마현)을

중재해 메이지 유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등 일본 근대사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하던데

일본에서 인기있는 역사 인물로 수위를 다툰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치 곳곳에서 사카모토 료마를 볼 수 있습니다

 

셋째날은 마이유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시티투어버스 같은 시 관광용 버스로 고치시 외곽 주요 관광지를

시간표에 따라 돌아다녀서 고치시 여행을 할 때 유용한 교통수단입니다

 

 

티켓은 둘째날 글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고치역에 도착을 했을 때 사두었습니다

대인권은 1000엔인데 여권을 제시하면 500엔으로 할인을 해줍니다

그리고 원하는 사용 날짜를 저렇게 동전으로 긁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3일차인 8월 3일에 사용해서 8과 3을 긁었습니다

 

 

여행가방 보관은 고치역에 있는 코인락커를 이용했습니다

오후에 바로 고치역으로 돌아와 여행가방을 꺼내 다카마쓰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말 아침 고치 시내는 한가해보였습니다

 

 

고치역 앞 횡단보도에는 사카모토 료마를 포함한 3인의 동상이 서있었습니다

가운데는 료마인데 나머지 둘은 잘 모르겠습니다...

 

 

고치역 코인락커에 여행가방을 넣어둔 후 역 시간표에서 다카마쓰행 열차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목표물은 17시 13분 특급 시만토 6호,

걸 놓치면 18시 36분에 난푸 26호를 타고 JR고토히라로 가서 다시 코토덴을 이용해 다카마쓰로 가거나

19시 31분 시만토 8호를 타야 합니다

 

 

시간 목표를 세우고 고치역 앞 마이유버스 출발 승강장으로 왔습니다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첫차였고 도사테라스 남쪽,

아까 횡단보도 근처에 있는 사카모토 료마 동상 뒷편이 출발지였습니다

고치역 앞은 분명한데 버스가 보이지 않아 고치역 역무원에게 물어서 찾게 되었습니다

도사테라스 건물을 끼고 돌아야 하는 곳이라 건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쪽이었습니다

 

 

버스는 크지 않았지만 나름 신형이었는지 깔끔했습니다

어떤 여행글에서는 낡은 버스였다던데 구형과 신형이 섞여 있나봅니다

 

이걸 이용해 11번 가쓰라하마까지 간 후 다시 마이유버스를 이용해

7번 치쿠린지(죽림사)와 5번 고다이산 전망대를 보고 고치 시내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고치성을 본 후 JR고치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이 오늘 계획이었습니다

 

8시가 되자 마이유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시내권을 조금만 벗어나자 금세 한적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고다이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습니다

좁은 일방통행로였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자 고다이산 전망대가 나왔습니다

버스 안내 번역 수준이 발음만 한글로 옮겨 놓은 수준이었습니다

 

 

마이유버스 기사 아저씨가 고다이산 전망대 정류장에서 내려서

해당 시간대 마이유버스가 지나갔다는 표시를 하는 모습입니다

 

 

버스가 지나가면 해당 시간대에 저렇게 플라스틱 조각을 옮겨 놓는 아날로그 방식입니다

 

 

그렇게 길을 달리던 버스가 종점인 가쓰라하마에 도착했습니다

 

 

가쓰라하마는 고치시에서 열심히 홍보하는 명승지 중 하나입니다

두 곶 사이에 펼쳐진 해변인데 경치가 나름 볼만한 듯 합니다

가쓰라하마 입구에 내리자 료마 이름을 건 상점과

영업을 하는지조차 의심스럽게 낡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건물을 지나니 안내판이 보였습니다

가쓰라하마, 료마동상, 수족관, 료마기념관이 써있는 쪽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료마상이었습니다

올라가는 중간 노점상이 마실 것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도착한 료마상

고치 시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카모토 료마씨의 동상입니다

바다 쪽을 바라보게 자리잡고 있는데 정면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습니다

 

 

고치 남쪽이니 당연히 태평양입니다

파도가 제법 거칠어 보였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출입은 금지된 곳인 모양입니다

안전을 위해서로 보였습니다

 

 

오른쪽으로 돌자 고치시 홍보자료에서도 보이던 구도가 보였습니다

가쓰라하마 해변과 절벽 위 작은 신사

 

 

해변가 안쪽을 따라 길이 나있고 가쓰라하마 수족관 등 건물이 몇 채 있었습니다

 

 

가쓰라하마 수족관

여기가 가쓰라하마 수족관입니다

지방에 허름한 수족관이었는데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직원들 때문에 몇 년 전 자그맣게 화제가 되었던 수족관이었습니다

 

여기가 그 유명한 장소였습니다

실제 이 트윗이 올라간 후 방문객이 늘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저는 메인인 고치성을 보기 위해 시간을 아껴써야 하므로 수족관은 생략하고 신사로 향했습니다

 

 

류오곶이라고 하는 장소입니다

 

 

가쓰라하마 해변 쪽을 보며 걸어가자 계단이 나왔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신사 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어차피 참배를 하진 않았겠지만 내부를 볼 수 없는건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해변으로 내려가 버스정류장으로 향할 때

신사 문을 열려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쪽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해변에는 사람들이 바다로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파라솔 하나에 의지해 앉아 있는 것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해변에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도 료마입니다

이 동네는 료마를 정말 열심히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사견 캐릭터를 사용한 자판기도 있었습니다

 

 

가쓰라하마까지 타고 왔던 마이유버스가 다시 고치역 방향을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이유버스를 타고 태평양을 바라보며 두번째 목적지인 고다이산으로 향했습니다

 

 

고다이산에는 볼만한 장소가 크게 3군데가 있습니다

마키노식물원, 치쿠린지, 전망대

세 장소가 도보로 갈 수 있을만큼 붙어 있습니다

아래쪽에서 올라가면서 본다면 마키노식물원 -> 치쿠린지 -> 전망대 순으로 구경할 수 있고

위에서부터 내려온다면 전망대 -> 치쿠린지 -> 마키노식물원 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군데 모두 마이유버스가 서는 장소라 원하는대로 보면 됩니다

저는 그 중 식물원은 제외하고 치쿠린지와 전망대를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치쿠린지 정류장.

마키노식물원 후문 쪽에 있어서 여기서 식물원을 가도 되기는 합니다

 

 

정류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치쿠린지로 가는 계단이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식으로 읽으면 죽림사입니다

 

 

치쿠린지는 전날 보았던 하리마야바시에 얽힌 이야기의 주인공인

준신이라는 승려가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와 별개로 나름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가져 걷기에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늘진 곳에는 이렇게 이끼가 많이 끼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비롭고 조용하다는 느낌도 주었습니다

 

 

인왕문을 지나 본당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중간에 보이는 신사와 불상입니다

계속해서 올라가자 탑과 본당이 나왔습니다

 

 

조용한 공간에 비해 크기가 크고 화려한 목탑이었습니다

원래 3층이었던 곳이 태풍에 무너지고 다시 크게 지었다고 합니다

 

 

오른쪽으로 돌아보면 본당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절과는 다른 양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절은 문수보살을 모시는 곳이라고 합니다

한국 절에 비해 불상은 작고 주변이 화려했습니다

 

 

본당을 슬쩍 둘러보고 주변에 있는 작은 신사도 둘러 보았습니다

한 공간 안에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모양새가 낯설어 보였습니다

 

 

절 자체는 크지 않아 입구부터 걷는다면 넉넉잡고 10분이면 지나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천천히 둘러보면서 걷는다면 시간을 더 잡아야 하겠지요

 

 

절의 후문 쪽으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돌아보면

고다이산 전망대 쪽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습니다

 

 

저만치 고다이산 전망대 정류장이 빼꼼히 보입니다

 

 

정류장 건너편에 보시면 전망대에 위치한 '파노라마' 라는 카페를 알리는 간판이 있습니다

 

 

길을 따라가다보면 건물이 나옵니다

 

 

1층은 북카페 파노라마, 2층은 카페 파노라마, 맨 위는 전망대입니다

카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군요

 

 

헤드샷 주의

먼저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서울 시내에 잘 꾸며진 전망대 같은 곳을 기대하시면 안되고.. 허름한 건물이긴 합니다

 

 

고치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전망대 난간에 사진과 함께 주요 건물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가 있어 참고하면서 보시면 됩니다

전망대에서 풍경을 조금 더 즐기고 싶었지만.. 햇빛이 뜨거워서 곧 2층 카페로 내려왔습니다

 

 

2층에 있는 카페는 큰 창이 있어 바깥을 보며 커피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입니다

더운 바깥과는 달리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 휴식을 하기에 좋았습니다

 

 

카페 파노라마에서 인기 메뉴라는 료마 카푸치노입니다

시나몬 가루로 료마 초상화를 그린 카푸치노인데 틀을 사용해서 그리는 것 같았습니다

맛 자체는 특출난 것은 아니었고 무난했습니다

 

 

창가에 앉아 고치시를 바라보며 시간 계산을 해보니

아침에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조금 더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더 쉬면서 몸도 식히기로 하고 추가로 파르페도 주문해 보았습니다

 

 

하리마야바시 이야기의 주인공인 승려 준신의 이름을 딴 준신 파르페

마카롱이 준신을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단팥, 녹차 아이스크림, 떡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많이 사먹었던 생수 중 하나입니다

더운 시기라 땀을 많이 흘렸기 때문에 물 한두병은 꼭 가방 안에 챙겨서 다니고

수시로 마셨는데 사실 일본여행시 후쿠시마 쪽 식재료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부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최대한 피해보고자 수원지도 확인하면서 생수를 구입했습니다

되도록이면 에비앙이나 미국산인 저 크리스탈 가이저를 사먹었고

일본산 생수라면 큐슈 남쪽에 있는 가고시마현에 기리시마에서 퍼왔다는 생수를 사먹거나 했습니다

패밀리마트에서 후쿠시마현 옆동네인 니가타현 생수를 파는 것을 보고 식겁 했습니다

 

 

카페 파노라마에서 쉬면서 점심으로 먹을 음식과 고치성으로 갈 때까지 일정을 대충 정리하고

마이유버스 시간에 맞춰 정류장으로 나왔습니다

이 정류장에서 고치역 방향과 가쓰라하마 방향 버스가 모두 정차하니

최종 행선지를 잘 살펴보고 타야 합니다

 

 

기다리면서 셀카도 한 번...

 

 

마이유버스를 이용해 고치시내로 나온 후 하리마야바시 관광버스터미널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올 시코쿠 레일패스를 이용해 노면전차를 타고 오비야마치로 이동했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곳은 오비야마치 안에 있는 묘진마루였습니다

2일차 저녁을 먹기 위해 들른 히로메시장에서 묘진마루를 들렀지만

히로메시장점은 공간 특성상 아무래도 메뉴 종류도 적어 다른 메뉴도 먹어보기 위해서 들렀고

가쓰오 타다키가 맛도 좋아 다시 먹기 위해서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가쓰오 타다키를 넣어서 만든 김밥까지 같이 주문해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바로 맞은편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 바로 뒷편으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들 세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해부생리학이라고 써있는 책으로 보아 의료계열 학생 같았는데

대략 삼겹살과 김밥 등 한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흥미진진하게 들었습니다

이 외진 고치라는 동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몸을 식히고 고치시에서 마지막으로 들를 곳인 고치성으로 향했습니다

오비야마치를 통과하고 히로메시장을 지나자 저만치 삐죽 솟은 천수각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오테몬

이곳도 일본성 아니랄까봐 꺾어 들어가게 되어 있는 구조였습니다

 

 

50mm 렌즈로도 오테몬과 천수각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옵니다

사실 이번 여행 내내 디지털 카메라에는 50mm f/2 단렌즈 하나만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보유한 렌즈가 그것 뿐이고 가지고 온 렌즈도 그것 하나였습니다

 

 

여기도 마루가메성과 마찬가지로 천수각 앞까지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고

천수각을 올라가 보고 싶다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식이었습니다

천수각으로 올라가는 길 또한 마루가메성처럼 계속해서 꼬여 있는 형태였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수비측이 3면에서 화력을 집중하고,

지나가면서도 벽 위에서 공격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든 구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심지어 고치성은 가짜 문까지 만들어서 공격측 피해를 강요하는 구조가 있었습니다

무늬만 문이고 열 수는 없다고 합니다

문이라고 생각해 공격하면 가짜 문 위와 좌측 천수각 방향,

그리고 우측 성벽에서 쏟아지는 화력을 받았을 것입니다

실제 천수각으로 가는 통로는 저 문 위에 있는 건물 안에 나있었습니다

 

 

고치성 천수각입니다

높이는 18.1m 로 14.5m인 마루가메성보다 3m 조금 넘게 차이나는 정도지만

주변에 부속 건물들이 있어 훨씬 볼만한 규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천수각을 향해 가는 진짜 통로입니다

 

 

통로를 지나면 다시 계단을 올라야 천수각 앞마당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천수각 입구 옆에는 자물쇠가 달린 신발장이 마련되어 있어

신발을 벗은 후 입장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한적했던 마루가메성과는 달리 꽤 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입구로 들어가자 여기까지 올라온 관람객들을 위해 시원한 물수건이 준비되어 있었고

과거 영주의 문장 등 몇가지 전시품이 있었습니다

성의 구조 등을 관람객들에게 열심히 설명해주는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도 계셨습니다

 

 

위층에는 과거 고치성을 만들 때를 재연한 디오라마가 전시되어 있었고

창문을 통해 고치시내를 내다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국 각지 성의 천수각을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과거 건물이 남아 있는 성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고치성 계단 역시 가파른 나무계단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려 맨질맨질 해진데다 신발을 벗고 보통 양말인 상태라 주의해야 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고치성 천수각 꼭대기층입니다

마루가메성과는 달리 사방이 뚫려 있어 통풍이 잘되어 흐른 땀을 식혀 주었습니다

뒤따라 올라온 다른 일본인 관람객도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좋은지

"기모찌이이~" 하며 앉아 쉬기도 했습니다

 

 

고치성 천수각은 시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 랜드마크로 불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전 방문했던 오사카성은 천수각 내에 엘리베이터까지 있어 큰 감흥이 없었는데

이곳은 느낌이 달랐고 올라온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내려갈 때는 올라온 곳과 다른 방향 문을 통해 갔습니다

이렇게 고치성 관람을 마치고 다시 다카마쓰로 돌아가기 위해 JR고치역으로 향했습니다

 

 

고치조마에(고치성 앞) 정류장

어김없이 낡은 노면전차가 들어오고 하리마야바시 정류장에서 갈아타 고치역을 향했습니다

 

 

고치시 노면전차 내부입니다

올 시코쿠 레일패스가 없었다면 저 요금기를 이용해 탑승했을 것입니다

 

 

하리마야바시 사거리에서 찍어본 고치시 하늘

전차 전선이 이리저리 얽혀 있습니다

선로는 관리를 잘하지는 않는지 잡초가 우거져 있었습니다

 

 

고치역으로 데려다 줄 전차가 왔습니다

 

 

이렇게 노면전차를 타고 JR고치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나저나 저 황동레버 옆에 나고야라고 써있는 것을 보니

과거 나고야에서 운용하던 전차를 중고로 가져온 모양입니다

 

예상보다 넉넉하게 여유를 두고 JR고치역에 도착한 덕분에

고치역을 둘러보고 쉴 수 있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JR고치역은 지방도시라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빵집 겸 카페

윌리 윙키라고 여기저기서 보이던 빵가게였습니다

프랜차이즈 빵집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고치역에 있는 지점에서는 조금 독특한 빵을 팝니다

 

 

호빵맨의 고장답게 호빵맨 관련 캐릭터빵을 팝니다

그런데 맛을 생각한다면 드시지 마세요

호기심에 기차를 타고 가면서 먹을 간식으로 샀는데 돈 아까웠습니다

기념품 정도로 생각한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웬만하면 다른 빵 사세요

 

 

윌리윙키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호빵맨 캐릭터 상품을 파는 앙팡만 테라스가 있습니다

 

 

인형을 포함 식기류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컵 정도는 기념품으로 사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버블랩으로 포장을 잘 해줍니다

 

 

앙팡만 테라스 맞은편에는 고치현 특산물 위주로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고치현의 술을 구입하실 분은 무겁게 미리 구입하시지 말고 여기서 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 눈길을 끈 것은 유자술이었습니다

유자 역시 고치 특산물이라 니혼슈와 결합해 리큐르를 만들었는데 정말 부담없이 넘어가는 맛입니다

 

 

결국 하나 구입했습니다

노란 박스에 야마유즈시보리는 한국으로 가져가서 먹었고

오른쪽 유즈사케는 다카마쓰에서 입가심으로 먹었습니다

한국 유자차처럼 달달한게 아니라 유자즙을 통채로 짜넣다시피 한 향이 납니다

 

 

크지 않은 지방 역이라 둘러보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기차 시간까지 역 내 카페에서 시원한 유자차를 마시며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 승강장으로 올라가기 전 화장실을 들렀는데...

여기도 한걸음 앞으로 와달라는건 한국과 같나봅니다

 

 

승강장에 올라가자 제가 탈 특급 시만토 6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열차는 혼슈의 마쓰야마까지 가는 특급 난푸와 같이 붙어서 운행합니다

앞에 2량은 다카마쓰까지 가는 특급 시만토, 뒤쪽은 마쓰야마까지 가는 특급 난푸

처음에 승강장에 올라 갔을 때 난푸만 보이길래 근처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앞쪽이 시만토라고 해서 제대로 탈 수 있었습니다

시만토와 난푸가 붙어서 가다가 우타즈역에서 두 열차를 분리,

각각 다카마쓰와 마쓰야마로 향하게 됩니다

 

 

맞은편 승강장에는 호빵맨 랩핑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다카마쓰까지 가는 특급 시만토입니다

고토히라에서 고치로 올 때 탄 특급 난푸는 빈자리가 거의 안보일 정도로 차서 왔는데

다카마쓰로 가는 이 열차는 제가 앉은 칸에서는 저 포함 5명 정도 승객이 있었습니다

 

 

시코쿠가 외진 곳임을 알려주는 단선철도

이렇게 산과 계곡을 통과해 약 2시간을 달리면 다카마쓰에 도착했습니다

 

 

다카마쓰역에서 내리자마자 렌라쿠센(연락선) 우동집이 반겨주었습니다

해가 진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하늘에 아직 푸른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다카마쓰에서 나머지 2박을 할 숙소 역시 도미인 중앙공원앞 지점으로 잡았습니다

코토덴 다카마쓰칫코역에서 코토덴을 타고 가와라마치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가와라마치역입니다

가와라마치역과 도미인 중앙공원앞 호텔을 오갈 때 차량이 다니는 큰 길을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어둑한 골목길을 이용했습니다

 

 

이 길을 이용한 이유는 숙소로 들어가기 전 저녁을 먹기 위해서였습니다

타마치에 있는 아케이드 상점가로 접어들기 직전에 위치해 있는 사누키록쿠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8월 23일 기준 타베로그 다카마쓰 지역에서 라멘으로는 1위에 랭크되어 있는 가게입니다

 

https://tabelog.com/kagawa/A3701/A370101/37007799/

 

支那そば 讃岐ロック (瓦町/ラーメン)

★★★☆☆3.66 ■予算(夜):~¥999

tabelog.com

제가 카가와지역을 방문할 당시는 1일째에 들렀던 킨잔제면소와 동점이었는데 현재는 근소하게 앞서게 되었습니다

 

 

킨잔제면소처럼 이곳도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쇼유라멘을 팔고 있었습니다

다만 킨잔제면소는 진하고 느끼한 육수 스타일인데 이곳은 킨잔제면소 대비 맑고 담백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면이 독특했는데 링귀니 파스타처럼 가늘고 납작한 형태 면이었습니다

물론 파스타처럼 듀럼밀을 사용한건 아니라 식감은 다르지만

일반 둥근면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킨잔제면소보다 이쪽 라멘이 더 마음에 들었고

4일차에 방문한 리쓰린공원에서 만났던 다카마쓰 사람도 사누키록쿠를 더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뛰어난 맛을 기대하고 가지는 않았는데 뜻밖에도 굉장히 만족스럽게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아마 최소 향후 몇 년간은 일본에 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만

만약 다카마쓰에 다시 온다면 또 찾게 될 것 같은 가게입니다

우동보다는 후순위로 밀리겠지만요

 

 

만족스러운 저녁을 해결하고 상점가를 지나

도미인 중앙공원앞 지점에 체크인을 하는 것으로 3일차 일정을 마쳤습니다

 

덧붙이면... 도미인에서는 요나기 소바라는 이름으로 투숙객에게 저녁 야식을 제공합니다

 

 

제가 머문 도미인 다카마쓰중앙공원앞 기준으로 저녁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1층 식당에서 제공을 하는 야식 라멘입니다

 

 

이런 구성으로 나오는데 음.. 솔직히 맛있지는 않습니다

먹을만은 한데 사누키록쿠를 먹고 온 다음이라 더 맛없게 느껴진 것 같았습니다

 

이상. 3일차였습니다